1980년 이란과 이라크가 국경 지역인 샤트 알아랍 수로에 관한 영유권 문제로 8년간의 전쟁을 시작했을 때 이스라엘은 무기 등을 공급하며 이란을 배후에서 도왔다.
당시 이스라엘이 이란에 제공한 미사일은 약 1천500기에 달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는 이란을 통해 이라크를 견제하고 이란에서의 이스라엘 영향력을 재확립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답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이 레바논,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반이스라엘 성향 무장 단체를 조직 및 지원해 역내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양국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특히 1992년 이스라엘 대사관 앞 폭탄 테러로 29명이 숨지고,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 건물에서 발생한 테러로 85명이 사망한 사건 등에 대해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는 더 악화했다.
이스라엘이 안보의 '중대 위협'으로 여기는 이란의 핵과 미사일 문제도 양국의 커다란 갈등 요인이랍니다
2005년 이란은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당선됨과 동시에 중부 도시 이스파한에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지도에서 사라져야 하고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학살)는 '꾸며낸 이야기'(myth)라고 주장하는 등 과격한 발언을 서슴지 않은 인물이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겨냥한 공격을 시작하며 맞섰답니다.
이란의 핵 과학자 여럿을 암살했고 2010년에는 악성 컴퓨터 코드 '스턱스넷'(stuxnet)을 투입해 이란 내 우라늄 농축 시설 작동을 마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 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을 때 이를 가장 먼저 환영한 국가는 이스라엘이었다.
이스라엘이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이슬람권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와 관계 정상화를 하는 등 중동 일각에서 화해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도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이스라엘의 적대관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양국 관계를 둘러싼 긴장감은 커졌다.
이란의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은 이스라엘군 진지를 겨냥한 드론 공격을 가하거나 세계 물류의 요지로 통하는 홍해를 지나는 상선에 대한 공격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했고 이란은 12일 만에 드론과 미사일 수십 대를 쏘며 보복 공습을 감행했답니다.
이란이 이날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됐다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대응 절차를 밟으면서 중동 상황은 확전 위기로 빠져들게 됐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이란이 정말로 이슬람 강경파에 굳건한 지배를 받고 있고 보수파가 이스라엘을 이끄는 상황에서 양국이 원만한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