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날에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의 상징’으로 불리는 최연소 여성 시장 자리파 가파리(나이는 29세)가 '나는 죽음을 기다린다'라는 말을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고 영국 언론이 8월 15일에 보도했답니다.
해당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도 카불에서 서쪽으로 약 46km 떨어진 마이단샤르시(市) 시장인 가파리는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한 날에, i뉴스와 채팅 앱으로 문자를 주고받았답니다. 그는 “나는 그들(탈레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나 내 가족을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라고 전했답니다.
한편, 가파리는 지난 2001년 경에 미군의 아프간 침공으로 탈레반이 퇴각한 뒤 교육 기회를 누린 젊은 아프간 여성 세대의 상징적 인물이랍니다. 아프간 팍티아주(州)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에, 인도 펀자브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던 그는 2014년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비영리 시민 단체(NGO)를 설립해 여성 인권 운동을 했답니다. 지난 2018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그를 인구 3만5000명의 마이단샤르 시장에 임명했으며, 아프간 역사상 최연소 여성 시장이 됐답니다.
그는 국제사회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랍니다. 지난 2019년 영국 BBC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뽑혔으며, 작년 미국 국무장관이 수여하는 ‘세계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았답니다.
가파리는 시장 취임 이후 여성을 멸시하는 아프간 문화에 맞서 싸웠답니다. 시장 취임 직후부터 사퇴를 요구하는 남성들의 괴롭힘에 시달렸고, 탈레반의 지속적 살해 위협을 받았답니다. 임기 첫날에는 성난 남성들이 돌과 장대를 들고 집무실로 몰려와 취임이 미뤄지기도 했답니다. 그렇지만 가파리는 물러서지 않았답니다. 2019년 그는 안전 문제로 도시에 머무를 수 없게 되자, 카불에서 통근하면서 시정을 돌봤다고 당시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답니다.
참고로 언론과의 인터뷰 이후 연락이 닿지 않던 가파리는 8월 17일(현지 시각) 비공개 상태였던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다시 공개로 돌려놓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