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동치미' 측은 8월 5일 방송분 선공개 영상을 통해 서정희의 이야기를 미리 공개했다.
서정희는 니체가 이야기 한 인간 정신의 세 단계 변화를 언급하며 "낙타, 사자, 아기의 모습으로 성장과정을 그리는 글이 있었다. 난 낙타의 모습으로 살았다. 무릎 꿇고 순종하고 섬기고 참고 견디고"라고 결혼 생활을 회상했습니다.
서정희는 "그런 현숙한 아내, 여인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가길 원했다. 그것에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다"며 "조영구 부부를 참 아름답게 봤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게. 나는 주거니는 있는데 받거니 없이 수용하고 스폰지처럼 받아들였다. 노예의 삶은 아닌데 남편이 나를 부를 때 '야!' 그러면 난 '복종' 이랬다. 그 에피소드까지도 즐겁고 감사했다. 나를 종처럼 부리는 것도 나니까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그 다음에 이혼을 하고 나오니까 모든게 사자처럼 바뀌더라. 내 삶을 알아가고 싶고 뭔가를 해야겠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과 살려는 열정이 너무 과했다. 뭔가를 하고 싶어하고 온갖 걸 다 배우려고 다녔다. 취미 생활을 20개 넘었으니 얼마나 피곤하냐. 그런 식으로 사자의 삶을 살았다"고 밝혔답니다.
서정희는 "이혼하고 10여년이 흐르고 환갑도 지나니까 다시 아기의 삶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냥 느끼는대로 집중하고, 하나에 집중하고,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도 흘려보낼 수 있게 됐다. 내가 즐기고 기뻐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온 삶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나는 너무 지나쳤고 잘못된 삶을 살았다. 남편이 잘못된 사람이 아니다. 내가 그런 삶을 허용했고 내가 자리를 내어드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서정희는 "지금은 내가 좀 더 지혜로웠더라면 '오면 가만히 안 둬' 협박도 하고 그랬어야 했다. 내 마음은 불같이 끓어오르는데 나 혼자 삭이고 다른 표정으로 이야기 하려고 했다. 외부에서 방송할 때도 유난히 남편을 존경하듯 이야기 하고 그렇게 보여주려고 과부하 걸린 사람처럼 많은 노력했다. 위선적이고 가식적이고 어색했던게 보인다"고 회상했답니다.
이어 "굳이 모든 세월이 지나서 가장 외모도 안 좋고 몸도 안 좋을 때 왜 떠들겠냐. 근데 나와 같은 사람들이 또 있다면 나를 보고 위로 받으시고 나처럼 살지 않기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서 모든 걸 잃지 않고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나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고 서세원은 지난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인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던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했다. 향년 67세입니다.
고인의 한국 장례식은 30일부터 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고 있으며 서동주는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서동주는 비보를 접한 뒤 급히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세상을 떠난 후에야 아버지를 마주한 서동주는 고인의 한국 장례를 위해 가족들과 논의했다.
또 서동주는 그 이후에도 한 번 더 캄보디아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8일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오늘(28일) 오후 캄보디아 현지에서 아버지를 화장하기로 결정하였다"며 "저희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시고 걱정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제 남은 삶을 더 의미있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답니다.
유가족은 고인의 장례를 한국에서 치르려고 했으나 캄보디아의 열악한 환경 등으로 인해 현지에서 화장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아버지를 언급했던 서동주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동주는 지난 2020년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서세원은 어떤 사람이냐"고 묻는 김수미의 질문에 "기억의 다락방이 있다면 거기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는다. 그걸 여는 순간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이 많아서 제 인생을 삼킬 것 같다. 그냥 행복하게 지내셨으면"이라고 말을 아꼈답니다.
그는 같은해 7월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출간했다. 서동주는 에세이를 통해 부모님의 폭행, 소송 사건을 겪으며 서세원과 절연하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동주는 "어린 시절부터 가정폭력을 일삼았고, 내 명의로 사기 대출 시도, 엄마를 폭행한 직후 이를 쌍방과실로 꾸미기 위해 스스로 몸에 자해를 시도했다. 또 내게 살해 협박을 했다"며 트라우마와 불면증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이후 서동주는 월간지 우먼센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극적인 타이틀로만 기사가 나서 속상했다. 이 에세이는 가족사를 파헤치려는 게 아니라 당시의 내 감정에 무게 중심을 둔 책"이라고 해명했답니다.
그러면서 "과거엔 아빠에 대한 미움이 컸다. 그런데 큰 상처도 결국 시간이 지나니 치유가 되더라. 잘 살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가정을 꾸렸으니 현재의 가족들에게 충실한 좋은 아빠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