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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입양아 양부모 그것이알고싶다 정인이 외할머니 어린이집

seoulsi 2021. 1. 3. 00:58

16개월 정인이의 죽음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2020년 1월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어떻게 학대를 받아 죽게 되었는지 파헤쳤답니다.

 

가파른 비탈에 누운 작은 죽음. 사람들이 미안해 하는 그 이름은 정인이다. 너무 빨리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아이. 정인이는 지난 2019년 6월 10일 태어났다. 사정이 있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정인이는 입양기관이 지정한 위탁기관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다. 건강하고 호기심 많던, 음악을 좋아했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와의 만남이 여전히 생생하다는 위탁모는 정인이 생후 7개월 가량 만난 양부모에 대해 "양부모 인상이 좋아보였다. 양모가 활달해 보이고 밝았다. 아빠도 인상은 순해보였다"고 회상했다. 독실한 기독한 신자였던 양부모에게는 이미 딸아이도 있었다. 입양심사는 꼼꼼하게 진행됐다. 정인이 양모 장씨는 입양을 돕는 일을 했었다. 특히 양모 장씨가 입양에 더 적극적이었다고. 생후 2개월 때부터 매달 아이를 만나러 왔던 장씨. 지난해 1월 이들은 가족이 됐다. 그리고 9개월여 뒤 아이는 돌연 죽음을 맞았다. 양부모 품에 안긴지 271일째, 생후 16개월이었답니다.

 

지난 10월 13일 생후 16개월의 정인이는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차디찬 응급실에서 숨을 거뒀다. 심상치 않은 아이의 죽음에 경찰은 정인이 양부모를 수사했다. 양부모는 아이의 죽음이 사고라고 주장했다. 양부 안씨는 "소파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아랫층 주민 증언에 따르면 운동기구 덤벨이 바닥에 떨어지는듯한 소리가 여러차례 났다. 이후 양모는 어린이집에 정인이 결석을 알렸다. 양모는 다친 정인이를 혼자 두고 첫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이후 구급차가 아닌 콜택시를 이용해 정인이를 병원으로 옮겼답니다.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는 정인이.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이를 만난 남궁인 의사는 "결정적 사인은 장기가 찢어진거다. 그걸 방치했다. 바로 오면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6개월 아이 몸에서는 또다른 문제도 확인됐다. 남궁인은 "사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솓았다. 뼈가 다 골절이었다.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 소견이다"고 밝혔다. 몇달전 부러졌다 스스로 붙은 뼈도 있었다. 특히 갈비뼈 골절이 많았답니다.

아이의 몸은 2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랜기간 이어져온 폭행과 사망 당일 가해진 충격이다. 남궁인은 "(양모가) 무릎을 꿇고 '우리 아이가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울었다. 이게 학대고 살인이라고 다 알고 있었는데 부모가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라 생각한 의료진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부검결과 사인은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강한 외력이 있었답니다.

고의성 여부에 따라 죄의 이름과 벌의 크기가 차이 난다. 검찰은 현재 양모 장 씨를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양부에게는 학대를 방임한 행위만 적용됐다. 이에 사람들이 움직였다. 아이의 죽음이 결코 사고가 아니며 학대란 단어론 양부모를 벌하기 충분치 않다며 나선 것이다. 아이를 7개월간 키운 위탁모도 그들과 함께 하고 있다. 위탁모는 "처벌을 제대로 받으면 좋겠다. 양부도 양모도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건강하고 예쁜 애를 그렇게 했는데 살인도 그냥 살인이 아니다"고 말했답니다.

 

뽀얗고 건강했던 정인이는 입양 7개월이 된 지난해 8월 한 방송에 출연했다. 피부가 검게 변하고 마른 모습이었다. 양부모와의 271일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MC 김상중은 '아이의 얼굴 공개를 두고 깊고 길게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이 그늘져가는걸 말로만 전달할 수 없었기에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답니다.

 

정인이가 짧은 삶의 절반을 보낸 곳. 불구속 상태인 양부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아내 진술이 구속되고 나서 바뀌었다. 나는 전혀 그런 상황을 몰랐다. 갑자기 그렇게 됐다, 본인도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만 들었다. 너무 충격적이다. 지금 지방에 내려와있다. 변호사님 통해서 이야기 하고 그 후에도 필요하겠다 싶으시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답니다.

 

양부모 측 변호인은 "화를 내면서 피해자를 흔든 사실은 있는데 그 과정에서 통증 대문에 아기를 떨어뜨려서 의자에 맞고 떨어졌다는게 기본 입장이다"고 말했다. 사망 당일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났다는 양부모. 홧김에 아이를 들고 흔들다 실수로 떨어뜨렸고 그 과정에서 의자에 아이 배가 부딪혔다는 주장이랍니다.

 

하지만 아이의 몸은 사망 당일 이전부터 꽤 오랫동안 고통 받아왔음을 말하고 있었다. 남궁인 전문의는 "정상적인 양육을 받는 아이에게는 절대 저런 골절선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가 죽은 5일 뒤인 10월 1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양부는 아이에 대한 슬픔보다 인터넷에 퍼진 학대사진 해명에 집중했다. 양부는 "남들이 멍으로 오해하는 몽고반점들이 많았다. 한동안 내가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줬는데 담임선생님이 왼쪽 쇄골이 빨갛게 부은 것 같다고 했다. 어린이집에서 다친걸 가볍게 여겼다"고 주장했답니다.

 

이어 "아이가 예민하다 보니 아이도 아내도 힘든 상황이었다. 아기가 이유식 거부가 온거다. 너무 안 먹어서 힘들어했었다"고도 말했다. 정인이를 봐왔던 지인들은 "잘 먹었다. 안 먹은 적이 없었다. 잘 먹고 잘 놀고 예뻤다", "엄청 잘 먹는데 이유식을 너무 조금 주더라. 더 달라고 입 벌리는데 '없어. 다 먹었잖아' 하고 끝이었다. 아기가 너무 얌전했다. 자기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답니다.

 

국과수 부검감정서 역시 아이에게 가해진 고통을 보여준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위에서 멍이 들거나 상처가 확인됐다. 이 많은 상처가 사망 당일 동시에, 단 한번의 추락으로 가능할까. 특히 발생시기가 다른 골절은 아이의 몸 전체에서 관찰됐다. 학대 흔적과 구분해서 봐야할 사망 원인. 췌장에서 큰 손상이 있었던 정인이의 가장 큰 사인은 급성 출혈을 동반한 소장 장간막 파열이었다. 그런데 다친 장기들 중 일부에 섬유화 흔적이 발견됐답니다.

 

복부 출혈이 꽤 장기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망하기 수일 전부터 아이의 상태가 위중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미 위중한 아이에게 또다시 폭행해 숨지게 했다면 고의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이웃주민은 "아이가 죽기 일주일 전부터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더라. 시끄러워서 귀를 막았다. 굉음이 들렸다. 물건 던지는 소리가 들려서 부부싸움하나 했는데 낮에 신랑이 없었으니까 아이한테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정인이 사망 하루 전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CCTV 영상이 공개됐다. 힘없이 선생님 품에 안겨있는 정인이의 모습이 담겼다. 아이를 내내 품에 안아주고 수시로 아이의 상태를 살피며 맨발로 등원한 아이를 챙기는 것은 선생님들이다. 아이를 일으켜 세워봤지만 정인이는 걷지 않았다. 선생님은 다시 아이를 안아주며 몸을 살폈다. 여기서 볼록한 배가 보인답니다.

 

사망 직전 CT와 부검감정서를 살펴본 배기수 교수는 "장이 터져서 장 밖으로 공기가 샌거다. 통증 중 최고의 통증일거다. 애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굉장히 괴로운거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아이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소아과 전문의는 "감정이 없어보인다. 정서박탈이 심해 무감정인 상태일 때 저런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힘없는 정인이에게 뭐라도 먹여보려 하지만 아이는 거부하는 모습도 보였답니다.

 

뚜렷한 증상은 없었지만 상태가 평소와 달랐던 정인이. 이날 오후 4시10분께 양모 장씨가 어린이집을 찾았다. 선생님은 아이 상태를 양모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양모는 아픈 정인이보다 첫째만 챙겼다. 선생님은 정인이를 안고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양모는 정인이를 향해 손을 몇번 흔들어주고 첫째만 데리고 떠났다. 전문가들은 급성 출혈이 동반된 장간막 파열이 다음날 발생한 것으로 파악한다. 양모는 여전히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답니다.

 

아이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알고 싶어지는 점이 있다. 아이는 8시간 분량 CCTV 영상에서 한번도 기저귀를 갈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휴식시간에도 정인이를 곁에 두고 살핀다. 오은영 박사는 "활동 징후가 전혀 없는다. 어린이집 선생님을 탓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궁금한게 하루종일 이렇게 안고 계셨나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는 "아이가 그렇게 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그날도 병원에 데려갈까 하다가 어머님이 뭐라하실까봐.."라고 털어놨다. 선생님들은 "신고를 했는데 그 후로 어머님이 예민해지셨다"고 밝혔다. 입양된지 석달 째 학대 징후를 느꼈다는 선생님들은 "얼굴을 만져봤더니 열감이 느껴지고 어른 손바닥처럼 보였다. 나중에는 또 발자국 같기도 했다"고 밝혔답니다.

 

일주일 뒤 또다시 뺨 아랫쪽이 멍에 들어오기도 했다. 선생님은 "모르겠다는 답변을 하면서 하루이틀 간격으로 빈번하게 그랬다"고 말했다. 귓바퀴 안쪽에 멍이 들고 귀 뒷쪽에도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선생님들은 이를 모두 사진으로 촬영해뒀다. 소아과 전문의는 "학대하는 부모들 대부분이 귀를 많이 잡아당긴다. 귀를 잡고 윽박지른다든지. 소아과 전문가들이 봤다면 의심했을 거다"고 설명했답니다.

 

의심을 행동으로 옮기게 한 그 상처는 지난 5월 25일이었다. 허벅지 두세군데에 멍이 있었다. 선생님은 "아빠가 씻겼는데 마사지 해주다 생긴거 같다고 하더라. 돌도 안된 아인데 저 정도 압으로 마사지를 해주냐"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의 귀, 배 등에 다수의 멍이 발견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연락을 취한 선생님들. 그러나 선생님은 "경찰이 뼈가 부러지거나 어디가 찢어지지 않는 이상 아동학대 사진으로 보기 어렵다. 그러니까 무혐의로 나왔겠죠"라고 말했다. 양부는 "우리 집에 올 대부터 아토피가 심했다. 소명돼 경찰에서 내사 종결했다. 입양에서 온 편견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답니다.

 

이후 두달여간 정인이는 어린이집에 오지 못했다. 선생님들은 "신고도 자꾸 들어오고 편견이 싫고 엄마가 대인기피처럼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3일 두달여만에 정인이가 다시 어린이집에 왔다. 선생님은 "충격적이었다"고 달라진 정인이 모습을 떠올렸다. 2개월 전보다 체중이 1kg 가량 줄어들었다. 결국 선생님들은 병원으로 데려갔고 아이를 본 소아과 의사는 학대 신고를 했지만 아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선생님들은 "(양모가)왜 병원에 데려갔냐고 뭐라 했다. 우리도 신고 의무자인데 너무 허무했다. 신고로 인해 엄마가 더 예민해지고,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고, 집에서 점점 더 한 일들이 일어난거다"며 울먹였답니다.

 

16개월의 삶이 남긴 흔적들은 누군가 아이에게 폭력의 강도를 높여왔던 것만을 보여준다. 입양에 적극적이었던 양모는 아이를 데려온 다음달부터 평범치 않은 행동을 했다. 지인들은 "애를 집에 혼자 놔두고 나왔다. 외국에선 그렇게 한다고 했다. 애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냐 했는데 실시간 앱으로 보고 있어서 괜찮다고 했다", "운동을 한번도 빠진 적 없다. 한번 오면 2개월간이다. 아이가 혼다 있었다"고 밝혔다. 양모는 아기를 자동차 안에 혼자둔 일로 신고를 받기도 했다. 당시 양모는 미국식 수면 교육법이라 주장했다. 오은영 박사는 "누가 그걸 수면교육이라고 하고 미국에서 누가 그러냐. 수면 교육은 집에 부모가 있으면서 잘 재우고 잘 자는지 수시로 보는거다"고 말했다. 양모는 감정 통제를 하지 못하는 모습도 한 것으로 보인다. 지인들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앉자마자 애 이마를 쳤고 그 사이에 이유식을 넣었다 하더라", "차 뒷좌석에 애를 태우면서 옆구리에 아이를 끼고 던지더라"고 말했답니다.

 

상습적인 학대 끝에 의도치 않게 아이가 사망한건 아니다. 사망 당일 양모는 강력한 물리력을 아이에게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이미 폭행한 부위를 재차 폭행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모 측은 자신의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의도치 않게 아이를 떨어뜨렸다고 주장 중이다. 또 밥투정 하는 아이, 발을 헛딛여 계단에서 구른 아이 등 양모는 정인이 상처를 아이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경원 교수는 "췌장은 후복막강 장기라고 부른다. 그 앞쪽에 위, 대장, 소장 등이 있다. 힘이 가해져 모든 장기들을 뚫고 췌장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어떤 외력이 척추뼈까지 맞닿아야 되는거다"고 지적했다. 실험 결과 소파 위에서 뛰어내려 밟는 순간 정도의 물리력이 가해져야 가능하답니다.

 

검찰은 부검의 3명에게 사건 재감정을 의뢰했다. 숨진 정인이에게 가해진 물리력이 아이를 사망하게 할 정도임이 확인되면 아동학대 치사가 살인으로 변경될 수 있다. 앞서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들이 두차례 정인이에 대해 신고했다. 결과적으로 옳은 판단을 했던 이들의 신고는 왜 무시된 것일까. 최근 개정된 법으로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당시엔 신고시 관할 보호 아동보호기관에서 경찰과 함께 현장에 가거나 경찰에 신고해야 했다. 이후 부모와 아동을 분리시킬 수 있었다. 입양 1년이 경과되지 않아 입양기관의 관리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왜 세번의 SOS를 받지 못했던 것일까. 진짜 방관자는 대체 누구일지 궁금합니다.

 

지난 5월 25일 1차 아동학대 의심 신고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오다리 교정을 위해 마사지를 했고 병원 진료에서 부모 설명과 달라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신고에 앞서 두달간 아이의 몸에서 발견된 상처 사진들을 경찰에 함께 제출했었던 상황이었다. 관할 경찰서는 왜 이를 무시했을까. 어린이집 선생님은 "경찰서에 와달라고 해서 갔다. 나도 모르는 얘기를 했다. 정인이 엄마, 아빠가 입양에 대한 일들을 하셨고 적극적으로 경찰이랑 아동보호 전문기관이 하라는대로 다 해줬다고 한다"고 말했다. 좋은 일을 한 사람들이 나쁜 일을 했을리 없다는 편견이 경찰의 눈을 가린 것일지 궁금합니다.

 

6월 29일 2차 학대 의심신고가 있었다. 양모가 돌이 갓 지난 정인이를 차에 30분 넘게 방치한 것이다. 신고자는 닷새 뒤 아동보호기관에 신고했다. 아동학대기관 관계자는 "양모가 부인하는 상황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 CCTV를 확인할 수 없으니까. 우리가 이 건에 대해 학대로 판단하지 못했다. 경찰은 양모 차량 위치를 찾는데에만 10일이 넘게걸렸고 CCTV는 이미 지워진 후였다. 학대의심 신고자는 ""조사 받으러 오라고 여락이 없었다. 나쁜 일이 벌어지지 않게 지켜봐달라고 한거였는데"라고 말했답니다.

 

아이가 양부와 관계가 좋아보인 것도 아동학대 의심 정황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학대 의심을 받은건 거의 양모였지만 아동보호기관 관계자 등을 만나 해명한건 주로 양부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박지선 교수는 양부의 해명 발언을 본 후 "무조건 아이의 기질 탓을 한다. 멍과 몽고반점 이야기를 할 때 그것들을 다 몽고반점이라고만 생각했으면 피부 재생력이라고 안했을거다. 그 중 일부는 멍이라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정인이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외상에 의한 멍이다", "멍들고 난 다음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답니다.

 

9월 23일 3차 학대의심 신고가 있었다. 신고자는 소아과 의사였다. 1차 학대의심 때도 정인이를 살펴봤던 의사였다. 신고자는 "(1차 조사 때)엄마 아빠, 경찰, 아동보호기관 담당자 두분이 오셔서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다"고 학대 가능성을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입을 보는데 누가 작정하고 찢어놓은 상처가 있었다. 어떻게 하다 저렇게까지 다쳤지 생각했다"고 회상했답니다.

 

9월 정인이를 다시 만난 소아과 의사는 "5월 학대 신고 과거력도 있고 학대가 너무 확실해 신고했다. 경찰분들께 굉장히 강력하게 말했다. 분리돼야 할거라고 해다. 당연히 분리됐을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사망했다고 하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양부와 함께 정인이를 또다른 소아과로 데려갔다. 해당 병원은 입안 상처를 단순 구내염으로 진단했다. 이 병원은 양부모의 단골 병원이었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양부, 양모, 어린이집, 입양기관 이렇게 해서 안전확인통화 서비스를 80여회 제공했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양부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47회를 받지 않았던 상황. 관계자는 "메뉴얼보다 훨씬 더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한거다. 양부가 우리 기관에 먼저 얘기해줬다. 사례 관리자가 양부와 신뢰관계를 형성해 계속 관리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양부가 아동전문보호기관에 처음 연락한건 정인이 사망 당일이었다. 전문가는 "양부가 계산했을 가능성도 높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나는 연락했다. 어느 정도 책임을 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답니다.

 

양부는 사망 전날 어린이집에 정인이를 데리러 갔고 정인이는 이때 처음으로 발을 뗐다. 아이 상태가 걱정된 어린이집 선생님이 꼭 병원에 데려가길 여러차례 당부했지만 양부는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전문가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건 뭔가 드러날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살인 방조에 가깝지 않나. 아이가 고통을 호소했고 모를 수 없는데 이걸 놔뒀다는건 죽을 수 있다는걸 예감하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이날 양부의 선택이 달랐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남궁인 전문의는 "그래도 걷기라도 하네. 이때라도 왔으면 생존 가능성도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답니다.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과거 학대 정황이나 이런 것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외상으로 눈에 보이는거 아니면 없다"고 토로했다. 정인이는 출생부터 위탁가정에서 성장할 때까지 친구와 발육이 비슷했지만 입양 후 성장 차이는 급격하게 벌어졌다. 소아과 전문의는 "이 정도로 처진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해볼 수 있는 소견이다"고 말했다. 관련 기관들도 이 점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학대가 심각한 외상을 남긴다는 것도 편견이랍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양모 장씨의 친모, 즉 정인이 외할머니는 아이의 상태를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찾아가자 "딸이 너무 완벽하게 키우려고 했는데 그게 안돼서 미안하다고, 엄마 내가 잘못 키운 것 같다고 하더라. 내가 얼마나 예뻐했는데 나 보여주지 마라 사진. 우리 딸이 정신적으로 감정 통제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심리검사를 받아보니까"며 울먹였답니다.